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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雪)이 있어 즐거운 고장 태백 |
2012-01-19 14:37: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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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3팀 |
눈(雪)이 있어 즐거운 고장 태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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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상하는 용의 기(氣) 태백산에서 만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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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백산 정상에 있는 천제단을 향해 걷는 등산객들이 마치 구도의 세계를 보여주듯 장엄하다. 겹겹이 포개진 산두렁을 발아래에 두고 걷는 길은 천상이 따로 없다. |
[아시아투데이=양승진 기자] “태백은 눈이 와야 돈이 되는 동네입니다.”
태백시의회 의원이면서 태백한우의 참맛을 내주는 남청골한우 허경희 대표는 기자가 식당에 들어서기 무섭게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눈이 많이 와 죽겠다는 말은 들었어도 눈이 돈이 된다는 말에 괜히 휘둥그레졌다.
강원도 태백은 그야말로 눈(雪)의 고장이다.
‘민족의 영산’인 태백산에 오르는 사람도 눈이 와야 제 맛이고, 그 아래 당골광장에서 열리는 ‘눈 축제’도 눈이 내려야 어울린다. 거기에 한강 발원지 ‘검룡소’나 낙동강 발원지인 ‘황지연못’도 눈 내린 정월에 가야 더 신비로워진다.
눈이 오면 때로는 체인을 감고 가야 될 만큼 어려운 길이지만 눈 맛에 오히려 살맛나는 사람들이 있고 보면 태백은 겨울이 진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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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시간여 산행 끝에 태백산 정상에 오른 등산객들이 일출을 기다리고 있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을 산다는 주목과 휘영청 달빛도 숨을 죽이고 있다. |
◇태백산 일출 보면 한 해가 가뿐
민족의 영산 태백산(太白山, 1568m)은 1월이면 해맞이를 하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떠오르는 해를 보기만 해도 온 산의 기(氣)가 다 쏠리는 듯 하고, 상고대 핀 정상에서 구름 사이로 떠 있는 봉우리들 아래로 펼쳐지는 무한대의 하계(下界)는 새로운 결심을 해도 좋을 만큼 감동을 자아낸다.
태백산은 신라 때 오악(五岳) 중 북악(北岳)으로 왕이 친히 제사를 지내던 곳으로 이 산에서 발원하는 물이 한강과 낙동강을 이뤄 국토의 종산이자 반도이남 모든 산의 모태가 되는 뿌리산이다.
산이 깔고 앉은 두렁이 400~500리나 돼 정상에서 보면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넓어 백병산(1259m), 연화봉(1053m), 삼방산(1175m), 함백산(1573m) 등 주위의 크고 작은 산은 태백산을 형님산으로 받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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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름을 뚫고 나온 장엄한 태백산 일출. |
태백산 산행은 조금 서둘러야 일출을 볼 수 있다.
새벽 5시께 유일사 매표소를 통과해야 2시간쯤 산행을 한 후 정상에서 주목군락 사이로 떠오르는 해를 볼 수 있다. 태백산은 눈밭이지만 오르는 사람들이 다져 논 덕분에 아이젠만 착용하면 별 문제없다.
정상에도 무릎까지 빠지는 눈밭이지만 사람들이 다져 논 길을 따라가면 된다.
바람이 많이 부는 탓에 천제단을 지나 곧바로 내려가는 사람들이 많지만 문수봉 쪽으로 방향을 틀어 조금만 발품을 팔면 또다른 비경이 펼쳐진다.
멀리 경북의 올망졸망한 산들이 포개놓은 듯 펼쳐지고 뒤로는 천제단과 함백산 등이 한 눈에 들어온다.
대자연이 내뿜는 기가 꿈틀대며 온 몸을 휘감고 마치 신선이 된 듯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발길을 추슬러 당골광장으로 내려서면 대략 5시간의 산행 동안 충만한 기가 그대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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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이 온 검룡소에 솟아 오른 물이1200리 길을 가기 위해 이제 막 첫 발을 내닫고 있다. 경기도 양평 양수리까지 쉼 없이 흘러간다. |
◇한강의 발원지 검룡소를 아시나요
‘한강의 발원지’로 알려진 검룡소는 원래 이무기가 살던 연못이었는데 주변 동네의 소들이 없어지는 통에 마을사람들이 돌로 연못을 채우자 지금의 모습으로 작아졌다는 전설이 있다.
금대봉 기슭에 있는 제당굼샘과 고목나무샘, 물골의 물구녕 석간수와 예터굼에서 나는 물이 지하로 스며들어 이곳에서 다시 솟구쳐 나온다.
1987년 국립지리원에 의해 최장 발원지로 공식 인정된 이곳은 물이 솟아 나오는 굴에 검룡이 살고 있다 해서 붙여졌다.
그리 크지 않은 크기의 검룡소는 사계절 9℃의 지하수가 하루 2000~3000톤씩 석회암반을 뚫고 솟아 폭포를 이루며 쏟아진다. 오랜 세월 동안 흐른 물줄기 때문에 깊이 1∼1.5m, 너비 1∼2m의 암반이 구불구불하게 패여 있고 한겨울인데도 눈 속에 푸른 이끼가 붙어 있어 신비감을 더한다.
검룡소 물은 정선의 골지천과 조양강, 영월의 동강을 거쳐 단양·충주·여주로 흘러 경기도 양수리에서 한강에 흘러든 뒤 서해로 들어가는 장장 1200리 길을 여기서 시작한다.
매년 1월이 되면 낙동강 발원지인 황지연못과 함께 그 상징성 때문인지 찾는 이가 많다.
황지연못은 태백시내 한 복판에 있는 데 비해 검룡소는 왕복 40~50분이 소요되는 계곡 길을 따라가 호젓하게 걷기에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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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작자작 소리를 내며 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자작나무. |
◇자작나무 그늘에 서면 ‘닥터 지바고’ 주인공
태백에 가면 흰 눈과 함께 하얀색의 자작나무들을 만나게 된다.
높은 산악지대나 추운 지방에서 주로 자라는 자작나무는 하얀 나무껍질과 특이한 수형, 그리고 버릴 것 하나 없는 쓰임새 덕분에 ‘숲 속의 귀족’ 또는 ‘여왕’ 등으로 불린다.
하얀 껍질을 얇게 벗겨내 불을 붙이면 나무껍질의 기름 성분 때문에 자작자작 소리를 내며 잘 탄다고 해서 자작나무로 불린다.
새하얀 껍질을 잘 벗겨 순수한 사랑의 편지를 보내면 사랑이 이뤄진다는 ‘사랑의 나무’로
알려져 영화 ‘닥터 지바고’에서도 자작나무가 심심찮게 나온다. 동유럽과 북아시아의 슬라브족은 자작나무가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준 신의 선물로 여겨 집 주위에 자작나무를 심어 나쁜 기운을 막기도 했다.
태백 자작나무는 여기저기 널려 있지만 검룡소 가는 길에 있는 초막고갈두집 주차장에서 좌우로 늘어서 있어 편하게 볼 수 있다. 건너편 산에 빼곡히 들어선 자작나무는 빛의 방향에 따라 환상을 연출한다.
가까이 가로수처럼 늘어선 자작나무는 그야말로 나무밭이어서 눈과 함께 더 매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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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탄광촌 경기가 좋을 때 개도 만원짜리를 물고 다녔다는 것을 풍자한 '만복이' 벽화. |
◇탄광촌의 애환 ‘만복이’ 만나봐요
태백은 탄광촌이 자리한 지역이라 삶의 애환이 묻어나는 곳이 곳곳에 있다.
소도동의 태백체험공원(033-550-2718)은 탄광지역 주민의 삶을 엿보고 이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구문소 인근 동점동의 태백고생대자연사박물관(033-581-3003)은 고생대를 주제로 한 전문박물관으로 겨울방학을 맞아 어린이들에게 좋은 구경거리와 교육자료로 가치가 있다.
상장동 남부마을은 1960~1970년대 탄광의 사택이 밀집했던 곳으로 지금은 ‘탄광이야기마을’ 벽화가 눈길을 끈다.
경기가 좋았던 시절 개도 만원짜리를 물고 다닌다고 해서 붙여진 ‘만복이’와 신입광부의 신고식을 스토리텔링한 ‘햇돼지 잡는 날’ 등 60여점이 주택 벽면에 그려져 있다. 주민들로부터 수집한 추억의 사진으로 만든 이야기가 있는 팻말도 그 시절 풍미를 더한다.
당시를 재현한 포장마차에서는 막걸리와 함께 추억의 도시락, 수수부꾸미 등을 판매한다.
삼수동 귀내미마을은 해발 1000m에 자리해 여름에는 마을을 둘러싼 가파른 산을 뒤덮는 고랭지 배추밭(65만3000㎡)의 이색적인 풍경이 장관이지만 겨울엔 눈으로 둘러싸인 산촌의 고즈넉한 풍경과 일출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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