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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올해 구정을 끼고 4박 6일동안 보라카이로 허니문을 다녀왔습니다.
워낙 여행검색엔 문외한인지라 투어로 관련 블로그를 보고 전화를 했는데 담당자께서 상담을 잘 해주셨어요.
이것저것 꼬치꼬치 묻는 성격이 아닌지라 현지 가이드가 한국인이라는 것도 가기 직전에 알았습니다.
필리핀 깔리보 공항에 내리자 설명대로 현지인 가이드가 "투어로"피켓을 들고 있더군요.
저와 남친(아직 결혼식 전이라..ㅎㅎ) 말고는 아무도 없었어요.
그렇게 저희는 아주 쾌적하고 좋은 차를 타고 까띠끌란으로 향했죠.
전에 친구랑 와서 탔던 차랑은 비교가 안 됐어요.^^
배를 타고 보라카이로 건너가서 한국인 가이드 "제임스" 씨를 만났답니다.
세부퍼시픽은 기내식이 없어 쫄쫄 굶다시피 하고 온 터라 속이 완전 난리였는데 그 속 진정시키라고 맛있는 한식을 준비해주셨어요.
일단 밥부터 먹이시고 향후 일정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말씀 해주시더군요.
현지에서 액티비티 몇 개 더 추가해서 하기로 하고 마사지를 받고 휴식을 취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보라카이 허니문
전 앞으로 가족여행을 하게 되든 지인이 보라카이를 간다고 하게 되면 투어로 보라카이 여행을 강추하려고 합니다.
홈페이지에도 나와 있듯이, 시크릿 보라카이는 쇼핑도 없고 맛집투어도 정말 많이 합니다.
그리고 우리 팀 한 명만 가이드가 계시기 때문에 다른 팀 눈치 봐 가며 어거지로 해야 하는 것도 없어요.
"제임스"씨, 우리 팀 가이드셨죠.
제임스씨는 저랑 제 남친이 느끼기에 정말 올바른 마음가짐으로 일을 하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동하면서 같이 얘기를 나눠보면 '아... 정말 저러기가 쉽지 않은데..'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거든요.
정말 '이 여행사를 믿고, 이 여행사를 선택해 준 손님들께 고마워서 하나라도 더 해드리고 싶다'는 마음으로 항상 일을 하시더라구요.
보라카이에 맛집도 여기저기 데려다 주시고, 하나라도 더 서비스 해 주려고 하시고, 우리들 편의 봐 주려고 하시구요.
저희가 4박 6일이라 하루는 완전 자유일정이었거든요.
그 때도 심심하진 않냐, 뭐 하고 계시냐 등등 전화로 물어봐주시더라구요.
여행 다니는 내내 정말 가이드 한 분, 아니지요, 제임스와 함께 일 하는 리차드, 마크, 토토 이렇게 네 분의 가이드 덕분에 편하게 여행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리차드는 한국말도 능숙하고 정말 센스 짱이었어요^^
이렇게 저희는 여행 내내 제임스를 완벽히 믿고 제임스만 따라가자 이러고 있었어요.
우리 가이드의 능력이 빛을 발한건 우리의 출국날이었습니다.
갑작스런 태풍소식에 배가 예정보다 일찍 끊겼어요.
마사지 일정을 받고 나오니 제임스 얼굴이 사색이 됐더라구요.
항구로 일단 가 보니 수십명의 사람들이 배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지금 못 나가면 비행기도 못 타고 한국도 못 가니 다들 난리가 난거죠.
근데 희한하게도 저희는 별루 걱정이 안 되고 '제임스가 알아서 해 주거야' 라는 막연한 생각만 하고 있었어요.ㅋㅋ
그만큼 저희가 가이드를 믿었던거죠^^
어떻게든 저희를 섬 밖으로 보내야 했고, 또 다른 손님을 맞이해야 했던 제임스는 결국 작은 배를 사비를 털어 빌렸고, 현지 가이드가 아닌 본인이 직접 저희와 함께 배를 탔습니다.
끝까지 저희랑 함께 한다는 마음이었겠죠.
섬을 건너는 동안 파도가 제법 크게 쳤고, 이러다 큰 일 나겠다 싶었는데 다행히도 무사히 육지에 도착했고, 저랑 남친과 제임스는 필리핀 민가를 통해 미리 섭외해 둔 차량을 타고 공항으로 향했답니다.
차를 타자 모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서로 솔직한 속마음을 얘기 했는데, 사실 제임스도 걱정이 됐다고 하더라구요.
현지인 가이드 보낼 수도 있었는데 굳이 본인이 같이 왔다고, 그래야 우리가 더 믿음을 가질테니까요.
vip 보딩수속으로 짐도 빨리 부쳤고, 편하게 출국수속을 밟을 수 있었습니다.
공항에서 제임스와 헤어질 때 살짝 울컥 하더라구요.
일주일간 매일 봐서 그런것도 있지만 바다 건널 때 모두 함께 고생한 것 때문에 더 그랬던 것 같아요.
정말... 그 때 그 상황은 정말 절박했는데 이제 와서 생각 해보니 기막힌 해프닝이었던 것 같아 웃음이 납니다.
나중에 들은 얘긴데, 배가 일찍 끊긴다고 모든 일정 취소하고 일찍 나간 분들은 내내 공항에서 아무것도 못 하고 시간죽이기를 했다고 하구요, 저희랑 같이 항구에 있던 타 여행사 여행객들은 비행기표가 없어 며칠째 보라카이에 머물고 있다고 하더라구요.
조금 위험하긴 했지만, 우린 가이드 제임스 덕분에 거의 모든 일정을 소화하고 한국에도 무사귀국했고 즐거운 추억도 많이 쌓을 수 있었습니다.
정말 열심히 하고 하나라도 더 되돌려 주려 하는 가이드 제임스씨~
휴가 잘 끝내고 귀국(?) 하셨나요?^^
덕분에 정말 잘 쉬다가 왔습니다.
기회 되면 다음엔 가족들과 함께 만나요~
정말 감사했고 수고 많으셨어요.
by 견우맘, 2014-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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