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활하고 원시적인 캐나다 자연을 꿈꾸는 여행객이라면 로키산맥은 반드시 거쳐야 할 목적지다. 미국 북부까지 수천 ㎞ 이어지는 산줄기를 따라 웅장하게 뻗은 산맥이 눈부신 자태를 뽐내고 있다. 어느 장면 하나 놓치기 아까울 만큼 순간순간이 감동으로 다가오는 로키산맥은 숨 막히게 아름다운 자연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 로키산맥의 관문, 밴프

로키산맥은 캐나다 앨버타주와 컬럼비아주의 경계가 되는 산줄기로 총 길이가 약 4500㎞에 이른다. 북아메리카 서부를 남북으로 뻗은 대산맥으로 캐나다 여행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다. 보통 밴프에서 북부 재스퍼로 이동하거나 반대로 재스퍼에서 밴프로 이동하는 방법으로 로키를 여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캐나다의 로키산맥은 워낙 넓기 때문에 짧은 일정을 택한다 해도 최소한 사흘은 투자해야 한다. 겨울에는 아름다운 설경을 볼 수 있긴 하지만 눈이 많이 내려 이동이 불편하기 때문에 여름이나 가을에 여행하는 것이 좋다.

로키의 관문인 밴프는 설렘을 안고 로키산맥을 보기 위해 찾아온 여행자들로 1년 내내 붐빈다. 캐나다 밴쿠버와 캘거리 등 주변 도시에서 자동차를 렌트해 여행하는 사람들도 많이 볼 수 있다. 밴프에는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로키산맥의 많은 산들과 호수, 폭포 등 볼거리가 널려 있다. 또 밴프는 로키산맥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만큼 산을 이용한 레포츠가 발달했다. 대형 스키 리조트만 3곳이 넘어 겨울에는 스키와 보드를 즐기기 위해 젊은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로키산맥의 수많은 봉우리를 한번에 보고 싶다면 아침 일찍 일어나 설퍼산을 오르자. 정상까지 곤돌라가 운행되고 있어 8분이면 정상에 있는 전망대까지 오를 수 있다. 천천히 길을 따라 오르는 묘미도 색다른데 정상으로 가는 길에 다람쥐나 사슴 등 야생 동물을 만날 수도 있다.

설퍼산 정상에 오르면 밴프시를 둘러싸고 있는 산들이 웅장하게 펼쳐진다. 에메랄드빛 물줄기가 곳곳에 흐르고 360도로 펼쳐지는 파노라마에 입을 다물기 힘들다.

설퍼산 근처 어퍼 핫 스프링스 온천 역시 특별한 시간을 선사한다. 온천물에 유황이 녹아 있는 곳으로 산 바로 밑에 야외수영장처럼 조성되어 있다. 주변 풍경을 감상하며 뜨끈한 노천 온천욕으로 피로를 풀어보자. 설퍼산 외에도 아름다운 버밀리언 호수를 감상할 수 있는 노키산과 해발 2949ｍ를 자랑하는 런들산, 캐스케이드산, 산 속에 성이 서 있는 듯한 캐슬산 등 밴프타운 주변에 트레킹할 수 있는 산이 무척 많다.

밴프에서는 아름다운 자연 덕분에 어디를 걸어가나 훌륭한 산책로가 된다. 특히 밴프타운에서 시작해 캐스케이드 가든과 밴프 스프링스 호텔을 지나 버스 디포까지 가는 길은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산책 코스다. 약 3시간이 소요되는데 호수와 강, 기찻길을 따라서 웅장한 원시 자연을 여유롭게 만끽할 수 있다.

◆ 신비의 호수, 레이크 루이스

밴프에서 북서쪽으로 약 56㎞ 떨어진 곳에는 세계 10대 절경으로 손꼽히는 `레이크 루이스`가 위치해 있다. 로키산맥에서도 숨 막힐 듯 눈부신 풍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호수는 폭 300ｍ, 길이 2.4㎞로 규모가 꽤 크다. 빙하가 침식되면서 산을 깎아 만들어진 호수로 물 빛깔이 계절과 날씨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변해 더욱 신비롭다. 호수에 손이나 발을 담그면 너무 차가워 깜짝 놀라게 된다.

보통 렌터카나 버스 투어를 이용해 레이크 루이스로 가게 되는데 버스에서 내려 주차장에서 숲길을 따라 걸어 들어가야 한다. 조금 걷다 보면 푸른 호수가 갑자기 눈앞에 나타나 여행자들의 탄성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웅장한 빅토리아산 아래 에메랄드빛 호수가 들어선 풍경을 보고 있으면 그림 속으로 들어간 듯한 기분이다.

호수 위에서 카누를 타는 사람도 많다. 직접 카누를 타고 노를 저어가며 전나무와 설산에 둘러싸인 맑고 오묘한 빛깔의 호수를 감상해보는 것도 낭만적이다. 겨울에는 말을 타고 호수 주변을 산책할 수도 있다.

차 한잔하며 호수 풍경을 감상하고 싶다면 호텔 페어몬트 샤토 레이크 루이즈를 찾아가자. 성처럼 지어진 기품 있는 모습 덕분에 호텔 자체가 관광지가 된 곳이다. 숙박비가 무척 비싸 하룻밤 머물기에는 부담스럽지만 이곳에서 호수를 바라보며 차를 즐기는 것은 부담 없는 가격에도 가능하다. 로키산맥의 거대한 봉우리와 호수가 즐비한 재스퍼 역시 그림 같은 풍경이 많으니 놓치지 말자.

● 캐나다! 이것만은 알고 떠나세요

△가는 길＝한국에서 밴프까지 가는 직항편은 없다.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에서 운항하는 밴쿠버 직항을 이용해 경유해야 한다. 비행시간 약 11시간 소요. 밴프까지는 자동차로 3시간30분 정도 걸린다.

△날씨＝캐나다는 면적이 넓어 지역별로 기후 차이가 크다. 보통 5월 말부터 9월 말까지 여름이 이어진다. 로키산맥 인근은 다른 곳보다 기온이 낮으므로 따뜻한 점퍼를 꼭 챙겨야 한다.

△교통＝비행기ㆍ버스ㆍ기차 등 교통수단이 있고 버스 투어 상품도 많다. 캘거리 공항에 렌터카 회사들이 모여 있으며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