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9월입니다. 절기상으론 처서도 넘어섰네요. 아침저녁 나절 제법 쌀쌀한 바람이 불어오는 걸 보면 가을이 온 게 분명합니다.

시인 김재진은 `혼자 가는 여행`이란 시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가을에는 모든 것을 다 용서하자. 기다리는 마음 외면한 채 가고는 오지 않는 사람을 생각하지 말고 그만 잊어버리자. 살아가며 우리가 만나야 했던 미소와 눈물. 혼자 있던 외로움 하나하나 배낭에 챙겨 넣고 가을에는 함께 가는 이 없어도 좋은 여행을 떠나자.`

여행에도 `유행`이란 게 있는가 봅니다. 요즘엔 나 홀로 여행이 뜨고 있습니다. 예전에 없던 `나 홀로 여행 패키지`가 줄줄이 선을 보이고 있는가 하면 캠핑엔 1인용 텐트, 1인용 코펠까지 등장했습니다.

호텔업계도 마찬가지 분위깁니다. 혼자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는 레저족이 늘면서 그들만을 위한 1인용 패키지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아예 1인승짜리 방을 내세운 호텔도 등장했습니다.

 

`떼 지어 떠난다`는 외국여행 금기도 깨지고 있습니다. 온라인에는 나 홀로 여행 카페가 잇따라 생겨나고, 혼자 여행하는 여행 팁도 손에 손을 타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9월을 앞둔 `go&` 섹션 테마는 `나 홀로 여행`입니다. 솔로 여행 마니아임을 자처하는 탤런트 윤상현 씨가 매일경제신문 독자들을 위해 좌충우돌 다녀온 `나 홀로 스위스 트레킹` 여행기를 보내 왔습니다. 윤상현 씨가 직접 전하는 스위스 1인 여행 팁까지 꼼꼼하게 챙겨두시기 바랍니다.

요즘 유행하는 1인 숙박시설 `맞짱`도 볼 만합니다. 섹션을 총괄하는 신익수 여행ㆍ레저 전문기자는 대한민국 유일한 `싱글 호텔` 토요코인 호텔에서 하루를 묵으며 그 성공 비결을 낱낱이 해부하고 돌아왔습니다. 호텔 80% 이상이 1인실인 것도 놀라운데, 이 호텔은 거의 100%대 투숙률 신화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럭셔리한 하루를 보낸 신 기자와 달리 양유석 코오롱스포츠 대리는 1인용 텐트에서 자연을 벗 삼아 하루를 보낸 캠핑기를 들려 드립니다.

무리 지어 식사를 하면 오히려 눈치가 보이는 싱글 전용 식당도 화제입니다. 독서실처럼 칸막이가 있는 신촌 라멘집과 1인용 샤브샤브 집에 대한 정보는 5면에서 꼭 읽어두시기 바랍니다. 약속 없을 때 한 번씩 이용해 보시면 꽤 쓸만할 겁니다.

장주영 매경닷컴 여행담당 기자는 전 세계 나 홀로 여행 포인트 10곳을 소개해 드립니다.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나 홀로 여행 버킷 리스트라 보시면 됩니다. 장 기자가 함께 소개하는 나 홀로 여행 상품도 한 번씩 이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여행도 그렇지만 사실 삶도 고민의 연속입니다. 그 고민은 관계에서 나옵니다. 곁에 있는 누군가를 생각해야 하고, 꼭 누군가와 함께 먹어야 하고, 함께 자야 하고 살아야 하니 고민은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고민의 근원, 과감히 떨쳐버리십시오. 이번 가을엔 혼자서 훌쩍 한번 떠나 보십시오. 열심히 일한 매일경제신문 독자들은 혼자서 당당하게 편한 시간을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아, 한가지는 예외입니다. 살아 있는 나 홀로 여행 정보가 담긴 이번 `go&` 섹션은 버리지 마시고 꼭 옆구리에 끼고 가시기 바랍니다. 건투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