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9월이 되면 강원도 봉평의 효석문화마을 일대가 메밀꽃으로 하얗게 변한다. 흐드러지게 핀 메밀꽃밭은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이야기가 더해져 더욱 낭만이 느껴지고, 고즈넉한 분위기를 풍긴다. 가을의 길목에서 아름다운 메밀꽃과 문학의 정취를 맛볼 수 있는 봉평으로 떠나보자.

◆ 문학 정취 가득한 효석문화마을

= 올해 13회를 맞이하는 효석문화제가 9월 9일부터 18일까지 강원도 평창군 봉평 효석문화마을 일대에서 열릴 예정이다.

봉평은 소설가 이효석의 대표적인 작품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이 됐던 곳으로 이효석박물관과 이효석 생가 등이 자리한 효석문화마을이 조성돼 있다. 해마다 메밀꽃이 필 무렵이 되면 이곳에서 메밀꽃 축제가 열려 가을 문학의 정취에 빠지도록 한다.

올해는 `소설처럼 아름다운 메밀꽃밭`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행사가 열려 관심을 모은다. 특히 달빛 아래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시 낭송이 이어지는 `이효석 문학의 밤`도 기대해볼 만하다. 또한 거리 민속 공연과 인형극 공연, 메밀꽃 필 무렵 마당극 등이 축제의 흥을 돋울 예정이다.

흥미로운 체험 프로그램도 많은데 그중 `나귀 타고 생가 가기` 행사가 눈에 띈다. 소설 속 인물 허생원과 동이가 타고 다녔던 나귀를 연상시키는 당나귀와 함께 이효석 생가로 가다 보면 마치 이야기 속 인물이 된 것 같다. 이효석 생가는 파란 하늘 아래 초가지붕과 물레방아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다. 그 외 봉숭아 물들이기와 메밀 음식 만들기에도 도전해 보자.

북적한 축제 마당을 떠나 잠시 메밀꽃밭을 천천히 걷는 것도 좋겠다. 미리 소설을 읽고 간다면 메밀꽃 벌판을 가로질러 가던 소설 속 등장인물의 모습이 그려져 더 친숙하게 느껴질 것이다. 메밀꽃밭에 세워진 원두막에서는 바람결에 넘실대는 하얀 메밀꽃을 배경으로 예쁜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손놀림이 빨라진다.

도시에서는 보기 힘든 섶다리를 건너고 개울가 돌다리를 건너며 모래성 쌓기와 수수깡 체험을 하다 보면 동심으로 돌아간 것 같다. 넓은 터에 자리한 이효석문학관도 빼놓을 수 없다. 책상에 앉아 소설을 쓰는 이효석 작가의 모습과 소설 속에 등장하는 장면을 조각품으로 만들어 세워둔 문학정원이 특히 인상적이다. 순수문학을 대표했던 이효석의 작품 세계를 알 수 있어 꼭 들러보길 권한다.

축제 기간 동안 매일 만날 수 있는 봉평 5일장에도 들러보자. 온정이 가득한 시골 장터에는 사람 만나는 즐거움이 있고, 메밀전병과 메밀묵, 메밀차 등 메밀로 만든 음식들이 푸짐하게 펼쳐져 있다.

◆ 가족ㆍ데이트 코스로 각광받는 관광지

= 축제장 주변에는 다양한 관광지가 있어 축제와 함께 연계해서 들르면 좋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왔다면 봉평 허브나라와 양떼목장이 제격이다. 아름다운 꽃과 나무가 가득한 봉평 허브나라는 나비가든과 어린이가든, 중세가든, 팔레트가든 등 다양한 테마 가든으로 꾸며져 있다.

파머스마켓과 자작나무집에서는 허브로 만든 몸에 좋고 향긋한 요리를 맛볼 수 있고, 터키박물관이나 만화의 숲 등 볼거리도 많다. 야외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허브로 만든 빵과 허브티를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봉평 허브나라에서 차로 약 50분 거리에 위치한 양떼목장은 평창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사계절 내내 그림 같은 풍광을 선사한다. 대관령 정상에 넓게 펼쳐진 목장에는 양떼를 풀어놓아 동화적인 모습을 연상시키고, 태백산맥의 웅장한 자태와 목장 산책로의 아기자기한 모습이 어우러져 유럽 알프스 풍경 못지않다.

양떼목장에서는 건초 먹이주기 체험을 하면서 가까이서 양을 만날 수 있고, 산책로 주변 나무 그네와 앙증맞은 우체통에 미소가 번진다. 약 40분 동안 산책로를 걷다 보면 자연에 동화되면서 잔잔한 감동과 추억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