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수진 지음/씨네21북스/1만4500원

서른 살의 일요일들―372일간의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일주/손수진 지음/씨네21북스/1만4500원

“사람들이 종종 묻는다. 여행 이후의 삶이 더 행복하냐고. 그냥 여기서 보낸 1년보다 조금 더 자랐을지도 모르겠다. 시간은 평일과 똑같이 흘러가지만 그 밀도가 달라 언제나 조금 더 나답고, 그래서 더 자연스러운 일요일 같은 372일이었다.”

‘서른 살의 일요일들’은 어느 날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낸 저자가 몸에 맞는 배낭 하나와 순간의 용기만 갖고 세상의 진기한 풍경, 온갖 좋고 나쁘고 이상한 사람들을 만나고 1년 일주일 만에 돌아와 적은 기록이다.

저자는 첫 여행지에서 강도를 만나 여행을 포기하려 했으나 ‘쩌거 이거’(이거 한 개)라는 마법의 한마디로 버티며 중국을 둘러볼 수 있었다고 회고한다. 19시간을 미친 듯 널뛰는 지프를 타고 올라가 마주한 라다크의 황량하고 아름다웠던 하늘, ‘개새끼야’가 어디서든 통한다는 걸 알게 해준 여러 나라의 치한들, 대여섯 번 청혼을 받았던 아랍 국가, 여행자 사이에서 누가 더 천사 같은지 논란을 빚었던 이란과 시리아 사람들, 고산증을 견뎌내고 마주했던 볼리비아의 끝없이 펼쳐진 우유니 소금사막 등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롭게 전개된다.

그때 떠나지 않았다면 “그런 세상이 존재한다는 걸 깜깜하게 모른 채 살았을지 모른다”는 저자는 독자들 귀에 속삭인다. “그러니까 당신도 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