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세부(cebu)의 역사

누구나 추운 겨울이면 따뜻한 남국의 풍치에 젖어 보고 싶을 것이다.

맹추를 피해 가족과 필립핀 세부에서 호핑 투어로 누적된 피로를 풀어보기로 하였다. 동양의 진주 세부, 450년 전 스페인이 개척한 세부는 그 역사만큼이나 아름답기로 리오데자네이로를 연상케 하는 바다의 요정이다.

필립핀의 중앙에 위치한 세부 주는 167개의 섬으로 이루어졌고 그중의 세부 시는 인구는 350만의 필리핀 제2 도시로 마닐라에서 587km 떨어진 곳에 남북 길이가 225km이며, 동쪽으로는 레이테 섬과 보홀 섬, 서쪽으로는 타뇬 해협을 경계로 네그로스 섬과 이웃하고 있으며 막탄, 세부, 올랑고 섬이 에워싼 천연의 미항이다.

스페인의 마젤란 제독이 300명의 선원을 데리고 신대륙 발견에 나섰다가 남미와 태평양을 발견하고 돌아가려다가 표류하여 괌을 거처 1521년 4월 7일 필립핀 세부로 흘러왔다. 페르디난드 마젤란은 세부에 상륙하여 영주인 라자후마본을 회유하여 세부를 점유하고 막탄섬까지 지배하려다가 막탄의 영주 라푸라푸에게 죽임을 당한다.

마젤란이 라푸라푸와 전투에서 죽지만 원주민은 그가 가지고 온 천주교를 받아들여 번창시켰다.

그 후 다시 스페인은 1565년 필리핀을 침범하여 선교사 기지로 만들어 식민지화 하였다. 수도를 세부에 두고 다스리다가 세력을 넓혀 마닐라로 수도를 옮겨 갔다. 세부는 필립핀의 중앙에 있어서 여러 섬을 연결하는 교통의 요지로 철도와 도로, 국제공항이 생겨 필리핀 중남부의 상업·경제·문화·종교의 중심지가 되었다.

민족은 원주민과 중국, 일본, 스페인 계열의 혼혈 자손이 많다. 그 중 중국인과 스페인들이 원주민과 결혼하여 낳은 혼혈아가 세부아이다. 중국인이 수세기 동안 경제적인 부를 축적하여 세부의 고급 주택지 메트로를 차지하였다. 따라서 화교들이 세부의 경제권을 독차지 하였다. 세부에 한국인 5,000여명(필립핀 전체에 5만 명)정도가 살고 있으며 그중에 관광 가이드가 700명, 유학생이 2,000명으로 한국 젊은이들의 기상을 볼 수 있디.

2. 세부관광

(1)올랑고 아일랜드 호핑투어

막탄의 힐튼호텔 앞 선착장에서 원주민 아이들이 건네주는 손을 잡고 부두에서 날개 달린 뱅카로 옮겨 타고 올랑고 섬(산호섬)으로 가서 스노쿨링과 바다낚시를 즐기며 수상가옥에서 씨푸드 정찬을 즐기는 재미가 세부관광의 절정이다. 올랑고 섬은 화산석회암으로 된 보물섬인데 일본인 부자들이 거의 섬을 사들였다.

화산섬 올랑고엔 4가지 보물이 있었다. 크기가 주먹만 한 타르샤 미니 원숭이와 코코아넷을 수확하는 코코아나무. 라텍스를 생산하는 천연고무 나무, 그리고 만병통치약이란 노니나무가 무성하게 분포되어 있다. 그래서 보물섬이란다.

방카란 유람선을 타고 올랑고 산호섬으로 가는 뱃길은 시원한 남국 바다의 환상을 그려내었다. 누가 세부를 바다의 요정이라 했던가. 방카는 산호섬 올랑고를 향하여 힘차게 물살을 갈랐다. 멀리 섬 저쪽엔 검은 구름이 몰려오고 있었다. 검은 구름에서 한줄기 검은 띠가 바다를 향하여 내려졌다. 헬리케인이었다. 용오름 현상이 길게 일어나고 있었다. 이 헤릴케인 속으로 물고기가 빨려 올라간단다.

배는 30여분 바다를 돌아 올랑고 보물섬 가까이 다가갔다. 이곳에서 스노클링 잠수를 하는 지점이었다. 어젯밤에 잠수 법 사전 교육을 받아서 장비 착용엔 별 지장이 없었다. 수경을 끼고 호흡 관을 물고 바다로 내려가서 잠수하면서 열대어와 같이 노는 것이었다.

물위에 뜬 배 같은 올랑고 섬 앞에 방카를 세우고 본격적인 스노클링 관광이 시작되었다. 잠수장구를 착용하고 물고기 모이를 들고 물속으로 잠수하였다. 호흡은 절대적으로 입으로만 쉬어야 한다. 물속에 수백 가지 크고 작은 열대어가 모이를 찾아 모여들었다. 물깊이는 3-5미터 산호석이 깔린 그곳에 열대어가 수십 종 있었다.

물위를 오르내리면서 잠수하며 열대어 감상을 하는 재미를 마치고 올라와서 수상 씨푸드 정찬을 즐기려고 수상 가옥 식당으로 갔다. 잠시 식사가 준비되는 시간에 열대어 낚시를 즐겼다. 피라미 같은 열대아가 미끼사냥만 하고 잡히지 않았다.

수상 가옥에서 즐기는 씨푸드 식사는 신나는 바다의 식도락이었다. 해산물로 주종을 이룬 정찬이 걸판지게 나왔다. 더운 나라라서 모든 해산물은 내장을 빼고 먹으란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맥주와 야자수를 마시며 씨푸드에 젖어본다.

들어오고 떠나고 수많은 관광 유람선 방카가 객들을 씨푸드 식당으로 실어 날랐는데 대부분 한국인이었다.

(2) 섬 일주 관광

호텔에 짐을 풀고 찌푸니를 타고 먼저 막탄 시가를 구경하였다. 해양 관광단지로 한참 개발되는 섬이다. 이곳의 땅은 대부분 한국인의 땅이란다. 마침 시눌로그 축제(1월 3째주)기간이어서 모든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서 서성였다. 비온 뒤로 질퍽거리는 거리를 찌푸니로 시민이 밀집한 도로를 빠져나갔다. 찌푸니 버스는 찝과 포니의 합성어인데 매연이 지독하다. 양옆으로 12명 정도 타면 꽉 찬다.

세부시내 관광은 유행의 천국이라 했는데 막탄의 해양 휴양지 주변은 별 볼거리는 없지만 비치의 벤치에 앉아 바라보는 바다의 풍치는 환상을 자아낸다. 옅은 바다. 수상가옥. 오가는 유람선, 바다의 휴양 천국이다.

아직 개발이 안 되어 가난한 섬사람들의 원시적인 생활환경이 안타까울 정도로 빈곤해 보였다. 유난히 막탄시엔 어린 아이들이 많은데 이것이 관광자원이란다. 거리의 오두막집이 몹시 불결하다. 좁은 주거 때문에 사람들은 모두 집밖으로 나와 있었다.

어른 남자들은 별로 없고 어린이와 여자들이 많았다. 필리핀이 천주교 나라라서인지 아이들은 생기는 대로 낳아서 이곳의 한집에 보통 12명의 아이들이 북적대는데 이들은 거의 어머니가 부양하고 있었다. 모계사회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그래서 교육 같은 건 엄두를 못 낸다. 화려함 뒤의 가슴 아픈 세부의 눈물이었다.

가난한 어린이들이 공부는 안하고 거리로 나와서 구걸하여 생계를 유지한다. 문명이 없는 그들의 삶이 가슴을 아프게 한다. 자연인이다. 거리엔 들개와 염소, 물소들이 배회하고 다녔다. 그 속에 짐승과 같이 사는 사람들, 찌푸니로 막탄섬을 투어 하고 다시 광광버스로 옮겨 타고 세부로 들어갔다.

세부로 들어가는 길은 두 개의 다리를 이용한다. 올드 부리지와 뉴부리지다. 세부공항이 막탄에 있어서 이 다리들은 교통이 몹시 번잡하였다. 세부시로 들어가니 세상이 달랐다. 막탄과는 비교가 안 되었다. 지옥과 천국을 연상하듯이 빈부차를 실감했다.

세부 시내는 오랜 역사를 가진 필립핀의 제2도시답게 번화하였다. SM 몰이나 졸리비. 망고스트리트는 국제적인 감각을 자아냈다. 한국 어학연수 학생들이 거리에 가득했다. 세부는 필립핀의 대부호 탄유구릅 같은 부호들이 많이 사는 도시였다. 세부하면 마르코스 이멜다를 연상케 한다. 이곳이 고향인 그녀는 사치의 여왕이었다. 세부의 부호 화교출신이었다.

그녀는 인류 역사상 가장 사치스런 여자였다. 딸의 웨딩드레스를 진주로 온통 장식했는가 하며 구두가 3000컬레, 남국의 여인이 북국의 모피코트를 1000여벌 사들여 에어컨을 틀어놓고 패션쇼를 하였던 여인이다. 비리의 온상으로 권자에서 쫓겨났으나 필립핀의 경제를 좌우지 하는 실세이다.

지난 국회의원 선거에선 선거권자 1인당 2,000 페소씩 주고 당선 되었던 화제의 인물이도 하다. 그녀는 잃어버린 권좌를 다시 찾으려고 아들을 미래의 대통령으로 만들겠다고 호언장담을 하고 있단다. 필립핀의 비극은 바로 국가를 움직이는 위정자들이나 부호들의 부패한 정신이었다. 권력과 부를 누리기 위하여 개혁을 싫어한다니 말이나 되는 소린가.

스페인이 필립핀을 정복할 때 국민교육을 안 시켰다. 교육을 받으면 반란 세력으로 변하기 때문에 교육을 안 시키고 닭싸움 같은 놀음을 줄기며 노는 것만 가르쳤다. 따라서 그런 풍토가 잔재하고 있는 것이었다. 배고프고 무식한 국민이 말을 잘 듣는다는 논리다.

성당이 많고 한국인을 위한 어학연수원이 많으며 골프관광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세부의 힐스트리트는 세계적인 부호들이 모여 사는 휴양촌이다. 이곳에 사는 사람은 거의 화교 갑부들이란다.

(3) 상그릴라 해변에서 해수욕과 수영을 즐기다.

필립핀 여행은 중국이나 다른 동남아와는 다르다. 이곳은 휴양지이기 때문에 한곳에 짐을 풀고 호텔에 묵으며 바다와 수영장, 그리고 유락장을 드나들며 노는 곳이다. 그래서 신혼부부나 가족단위 여행객이 많다. 하루 100팀이 오간다. 그러니까 하루 출입하는 한국인이 1~2천이라니 관광객의 수를 가늠할 수 있다.

호텔에 묵으며 조용한 휴식과 명상에 젖어 지내다가 수영이나 해수욕을 하면서 놀고 밤이면 클럽에 나가서 맥주를 마신다. 필립핀은 밤 문화가 발달되어 있어서 술집, 안마소, 빠찡코 같은 오락시설이 늘 만원사례를 이룬다.

3. 문화유적지

(1) 산 페드로 (fort san petro)요새.

산 페드로 요새는 마닐라의 인트라모로스 요새와 더불어 필립핀 최대 요새로 명승지다. 스페인은 1565년 4월 27일, 미구엘 로페즈와 레가스미 장군이 성 아우구스치노 수도사와 함께 상륙하여 라자 투 파스왕의 마을을 점령하여 필리핀을 식민지화 하였다.

이때 현지인과 포투갈의 해적들을 막기 위하여 목책으로 세웠다. 이곳은 수차례 역사의 회오리에 휩쓸렸다. 1898년 세부독립(필립핀)전쟁 때 사령부로 사용하였고 일본이 필립핀 점령 때 포로수용소로 썼고 처음 미군이 진주했을 군용 막사로 사용하였다.

(2) 마젤란십자가

페르디난드 마젤란이 이곳에 정박하여 기독교를 전파하고, 이곳 영주인 라자후마본 왕의 아내인 하라 아미한(주아나 여왕)에게 산토리뇨 상 (어린 예수 동상)을 선물로 주면서 나무로 만든 십자가도 같이 주었다.

라자 후마본과 왕비는 천주교를 전파하여 현지인 800 여명을 세례받은 신자로 만들어 냈다. 이들에게 나무로 만든 십자가를 주었는데 그것이 세부의 마스코트가 되었다. 성당안의 원형 십자가가 여러 사람이 손을 대서 닳아지자 1834년 돔형 8각 정에 보관하고 성당밖엔 모형십자가가 걸려 있다.

(3) 도교사원

세부에서 가장 부자들이 산다는 일명 버벌리힐스 용산에 중국인 화교들이 부를 자랑하는 듯 원색의 거대한 도교사원을 짓고 화교의 단합체를 이루었다. 사원 안으로 들어서면 5발톱 달린 용의상이 위엄을 토한다.

도교란? 노자와 장자의 노장사상을 신앙으로 하는 종교다. 노자를 옥황상제에 버금가는 신격화하여 도덕경을 경전으로 여긴다. 그러나 현재의 도교는 유불도가 혼합된 변종의 도교로 방술을 닦음으로써 스스로 진인과 선인이 되기를 원한다.

도교사원이 있는 이곳은 세부의 부호들이 별천지를 이루어 산다.

(4) 시눌로그 축제(Sinulog Festival)

세부시민들의 최대 명절이다. 모든 시민이 거리로 나와서 술을 마시며 춤을 추며 축제를 벌인다. 아기예수님이 이곳에 오심을 기리는 축제지만 사실은 세부인의 민속축제였다.

세부의 파히나 강, 시눌로그에서 해마다 춤과 노래를 부르며 거리를 행보하는 축제가 있었는데 천주교가 들어오면서 1월 3째주 일요일에 산토니뇨(아기 예수상)의 기적을 기원하는 축제를 열었는데 두 축제가 합치 되어 새로운 시눌로그 축제가 되었다. 거리에서 북을 치며 춤을 추고 노는 원시신앙이 천주교 축제와 합치된 것이 아이러니 하다.

(5) 막탄공원

세부 막탄섬 라푸라푸시에 있는 리버티(Liberty)공원엔 아이러니하게 적과 공존의 상징물이 있다. 이지방의 영웅 라푸라푸 장군과 이곳을 침입한 마젤란이 전투를 벌인 곳이다.

이곳 전투에서 마젤란이 라푸라푸 장군에게 죽임을 당했다. 그런데 추장 라푸라푸 장군의 동상과 그에게 살해당한 마젤란 기념탑이 공존하고 있었다. 공원을 중심으로 상그릴라, 임페리얼 등 특급호텔이 산재해 있고 필리핀 최고의 해상관광지이다.

(6) 샨토니뇨(Santo Nino) 성당

1565년 스페인 초대 총독 레가스피와 안드레스 신부에 의해 성당이 건립 되었는데 일명산 어거스틴 교회(San Augustin Church)라고 부른다. 세부 도시 중앙에 위치한 산토니뇨 성당은 아기 예수를 숭배하는 필리핀 가톨릭의 본산이다. 마젤란이 산토니뇨(아기 예수상)를 가지고 와서 세부의 여왕에게 바쳤다. 현재 산토니뇨 상은 유리관에 전시되고 있었다.

세부 여행은 복잡한 일상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싶은 사람이거나 추위를 피해 온가족이 아름다운 해변에서 조용히 휴식을 취하면서 가족 간의 우애를 다지는 최적의 장소인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