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북부에 위치한 치앙마이는 수도 방콕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도시다. 규모가 큰 도시이지만 때 묻지 않은 자연과 여유가 있어 좋다. 여기에다 태국 고유의 전통문화가 잘 조화를 이뤄 치앙마이는 `북방의 장미`라는 예쁜 별칭도 갖고 있다. 원시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산과 정글, 그리고 치앙마이 인근에 살고 있는 순수한 고산족 모습에 여행자들은 소박한 멋을 느끼고 돌아간다.



● 옛 사원 간직한 구시가

치앙마이에 도착하는 여행객은 생각보다 덥거나 후텁지근하지 않은 날씨에 약간의 안도감을 느낀다. 치앙마이는 해발 300ｍ 고산지대에 위치하고 있어 태국 다른 도시보다는 좀 더 쾌적하게 여행할 수 있다.

치앙마이에 도착하는 순간, 어디부터 둘러봐야 하나 고민이라면 지도에서 사각형 성곽부터 찾아보자. 치앙마이 시내는 성곽을 기준으로 구시가와 주변 신시가로 구분되기 때문이다. 성벽과 해자로 둘러싸여 있는 성곽 안쪽에는 전형적인 옛 왕조의 도시 구조가 남아 있다. 역사와 전통이 숨 쉬는 유물과 옛날 살던 모습이 보존돼 왕조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또 구시가에도 크고 작은 사원 1000여 개가 흩어져 있는데 사원만 제대로 둘러봐도 4시간은 족히 소요된다. 치앙마이에는 곳곳에 사원이 산재해 있어 아무 생각 없이 걸어가더라도 사원 몇 개는 지나칠 정도다.

구시가를 더욱 운치 있게 만드는 돌길을 따라 걸어보자. 태국 북부지방에서도 최고를 자랑하는 왓프라싱 사원 주변으로 많은 관광객이 모여 있다. 1345년 멩라이 왕조의 파유 왕에 의해 건립됐다고 알려져 있는데 화려하면서도 섬세한 사원 모습에 걸음을 멈추게 된다. 사원 외벽에는 란나 타이 왕국의 최고 걸작으로 손꼽히는 조각들도 있어 눈길을 끈다.

60ｍ 높이의 체디로 유명한 왓체디루앙 사원 역시 많은 현지인이 찾는 곳. 오래되고 웅장한 체디를 비롯해 화려하게 반짝이는 본당, 높이 42ｍ의 벽돌 불탑 등 볼거리가 많다. 또 이곳에서 중요한 불교 행사인 푸자 행사가 열리기도 한다.

또 구시가 북쪽으로 가면 1296년에 세워져 치앙마이에서 가장 오래된 왓치앙만 사원이 자리 잡고 있다. `꽃 정원 사원`이라는 예쁜 이름을 지닌 왓쑤언독 사원은 흰색과 금색이 어우러져 또 다른 매력을 준다.

구시가에서 격조 높은 사원을 둘러보다 보면 반나절이 훌쩍 지나간다. 구시가 중심부를 벗어나 성곽 쪽으로 가면 현지 사람들의 일상도 엿볼 수도 있다. 구시가는 전통 보전을 위해 여러 가지로 개발이 제한되면서 복잡하지 않고 조용하게 둘러볼 수 있다.

● 활기 넘치는 야시장

이번에는 성곽 밖으로 나가 치앙마이의 새로운 세상을 만나보자. 성곽 안과 밖은 성벽과 해자로 구분되고 문을 뜻하는 5개 쁘라뚜가 구시가와 신시가를 이어준다. 해자의 중심문이라 할 수 있는 `쁘라뚜 타패` 주변은 신시가에서도 가장 번화한 곳. 게스트하우스와 식당, 여행사 등이 모여 있으며 이방인들의 아지트와도 같은 곳이다. 쁘라뚜 타패 지역 카페와 바에는 흥겨운 분위기를 만끽하는 젊은 사람들도 많이 볼 수 있다.

치앙마이에는 여러 개 재래시장이 있는데 신시가의 타패 거리에서 열리는 나이트 바자도 들러볼 만하다. 각종 의류를 비롯해 은, 티크, 나무로 만든 수공예품과 희귀한 물건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라 기념품을 구입하기에도 그만이다.

만약 치앙마이 일정에서 일요일이 포함돼 있다면 반드시 일요 야시장에 들러보자. 치앙마이 명물로 꼽히는 대표적인 재래시장으로 오후부터 시작해 밤늦은 시간까지 장이 선다. 쁘라뚜 타패에서 왓프라싱까지 이어진 길이 일요 야시장의 주요 도로. 무척 넓은 공간에 안 파는 게 없을 만큼 노점이 많이 들어서고, 관광객과 현지인이 뒤섞여 밤늦은 시간까지 활기가 넘친다. 현지인이 직접 만든 소품과 특산품을 구경하다 보면 밤이 깊어가는지도 모를 정도다. 게다가 먹는 재미도 시장 구경에서 빼놓을 수 없다. 부담 없이 즐기는 간식과 길거리 마사지, 거리 공연 덕분에 재래시장에서의 시간이 더욱 흥미롭다.

치앙마이 시내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또 다른 볼거리가 넘쳐난다. 치앙마이 북동쪽 해발 1053ｍ에 자리한 도이수텝은 치앙마이를 대표하는 사원이다. 케이블카를 타고 사원으로 올라가면 황금색 불탑과 불상이 가득하다. 사원 주변으로 33개 종이 둘러싸고 있는데 이 종을 모두 두드리면 복을 받는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치앙마이 외곽에 위치한 수공예품 마을을 둘러보는 것도 좋다.



△가는 길＝대한항공, 비즈니스에어 등에서 인천~치앙마이 직항편을 운항한다. 비행시간 약 6시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