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동쪽방향으로 150㎞가량 떨어진 작은 섬 롬복은 조용한 여행지다. 몇해 전부터 우리나라 신혼부부들 사이에서 번잡하지 않고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최고의 허니문 휴양지로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한 때묻지 않은 '신상' 휴양지다. 롬복(인도네시아)
 

롬복(Lombok)은 인도네시아 최고의 여행지로 꼽히는 발리와 비행기로 불과 30분 거리에 있다. 하지만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발리가 전세계 여행객들로 북적이는 휴양지라면 롬복은 수줍은 매력을 아직도 숨기고 있는 곳이다.

이곳 사람들이 얼마나 순수한지는 롬복공항에 내리는 순간 확인할 수 있다. 새롭게 지어진 공항에는 항상 많은 주민들이 나와 구경을 하고 있다. 호객행위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 커다란 비행기를 가까이서 구경하기 위해서다. 또한 외국인들도 그들에게는 호기심의 대상이어서 공항 주변에는 항상 현지인들이 많다.

 

롬복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역시 해변이다. 롬복의 현지가이드는 "발리의 해변이 눈으로 즐기는 바다라면 롬복의 바다는 몸으로 즐기는 해변"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해안을 따라 난 도로는 정비가 잘 돼 있고, 구불구불 조금만 산중턱에 오르면 탁트인 인도양과 절벽, 개발이 덜돼 자연의 모습을 잘 간직한 야자수 가득한 해변의 모습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모두 잔잔한 바다다.

롬복 해변 가운데 대표적인 곳은 쉐라톤 호텔이 위치한 셍기기 해변과 길리 아일랜드라는 세개의 나란한 작은 섬(길리 트라왕안, 길리 메노, 길리 아이르)의 해변이다. 셍기기 해변은 발리의 아궁산이 바라다보이고, 해질무렵 일몰이 아름답다. 숍이나 편의시설이 비교적 잘 돼 있는 편이어서 조용한 롬복 섬에서 그나마 밤에 생기가 넘치는 곳이다.
 

스노클링과 스킨스쿠버, 여유로운 선탠과 휴식을 취하겠다면 길리섬에 들어가는 것을 추천한다. 길리의 섬에 들어려면 배를 타고 20여분을 이동하면 된다. 묵고 있는 호텔이나 풀빌라 리조트에서는 스노클링 장비를 대여해준다.

길리 섬 가운데 특히 길리 트라왕안은 세계 3대 다이빙 포인트로 꼽혀 많은 여행객들이 바다를 체험하기 위해 몰리는 곳이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길리 섭의 해변가에서는 낚시를 할 수 없도록 하고 있어 말 그대로 '물반 고기반'이다. 바다속에는 코앞에서 사람 몸통만한 거북이가 지나가고 열대어들이 여행객의 몸을 간지럽히며 유유히 헤엄을 친다. 좀더 아래를 바라보면 형형색색의 산호초가 물고기들의 휴식처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인 처럼 '바쁜' 여행객들은 '길리의 페라리'라고 불리는 마차를 타면 길리 섬 해변 곳곳을 빠른 시간 내에 둘러볼 수 있으니 이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해변의 선베드 곳곳에 외국인들이 편안한 자세로 책을 읽거나 선탠을 즐기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 여행객은 모래성 쌓기에 여념이 없다. 바쁠 것 하나 없고 세상 근심을 모두 어딘가에 두고 온 여행객들의 표정이 그대로 읽혀지는 곳이다.

여유로운 여행객들을 바라보니 한국에 있는 가족이 떠오른다. 이런 곳에 혼자있다는 사실이 아쉽다. 그래서 롬복으로 떠날 생각이라면 무조건 애인, 부부, 가족과 가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풀빌라의 방은 혼자 쓰기엔 너무 넓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