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족 숨결 살아 있는 시엠리아프＝시엠리아프 공항에 도착하는 순간 리조트를 연상시키는 아담한 규모에 먼저 놀란다. 거대한 앙코르 유적지가 모여 있는 도시의 공항치고는 꽤 소박하다. 그래도 앞으로 보게 될 신비로운 유적지를 만날 생각에 가슴이 벌써 두근거린다.

시엠리아프에는 시내 가까이 위치한 앙코르 초기 유적군 롤로오스그룹을 비롯해 앙코르와트 사원까지, 왕족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유적지가 가득하다. 먼저 앙코르를 알 수 있는 안내판 역할을 하는 초기 유적군을 찾아가보자. 시내 남동쪽에 위치해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 있다. 사실 초기 유적지라 훼손된 모습에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바콩 사원은 앙코르 최초 사원이며 롤레이 사원은 가장 먼저 만들어진 수상사원으로 의미 있다. 프레아코 사원은 독특하게 조각된 부분이 눈길을 끈다.

◆ 축복받은 유적지, 앙코르와트＝앙코르와트는 사람들에게 꽤 익숙한 곳이다. 앙코르 유적 중에서도 최고로 꼽히는 건축물이니 얼마나 명성이 자자할지 짐작이 간다. 시엠리아프에서 불과 6㎞ 떨어진 곳에 위치한 앙코르와트는 12세기 초에 세워진 사원으로 약 30년에 걸쳐 건축됐다고 알려져 있다. 높이 약 8ｍ, 길이 약 12㎞ 성벽을 쌓았는데 당시만 해도 세계 최대 규모였다.

당시 크메르족은 왕과 왕족이 죽으면 믿었던 신과 합일한다는 신앙이 있었다. 수리아바르만 2세는 자신이 믿는 바슈누 신과 합일하기 위해 최대한 성대하게 사원을 지으려 했고, 지금의 앙코르와트를 가능하게 했다.

건축 양식을 보면 인도 영향을 받은 부분도 있고, 앙코르왕조의 독자적인 양식을 따르기도 했다. 사원을 이루고 있는 건축물은 섬세함, 균형, 조화에 있어 최고 평가를 받는다. 오죽했으면 세계 역사학자 토인비가 "불가사의하고 경이로운 앙코르 유적과 더불어 남은 생을 살고 싶다"고 말했을까. 훼손된 부분도 많지만 웅장함과 신비로움은 그대로 남아 있다. 왜 이곳이 세계 불가사의 건축물에 꼽혔는지 고개가 끄덕여진다.

△가는 길＝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델타항공, 티웨이항공에서 인천~시엠리아프 구간 직항편을 운항한다. 비행 시간 약 5시간30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