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푸른 바다 위에 떠 있는 하얀색 요트와 주황색 지붕의 주택들, 그리고 중세시대를 연상시키는 성벽까지. 영화나 사진에서나 보던 환상적인 풍경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 바로 `아드리아해의 숨은 진주`라 불리는 크로아티아다. 일찍이 이국적인 풍경과 온화한 날씨 덕분에 유럽 귀족의 숨은 휴양지로 명성이 자자했던 크로아티아는 여행객들에게 진정한 낙원을 선사한다.

■ 옛것과 현대적인 모습 조화

아드리아해를 사이에 두고 이탈리아와 마주 보고 있는 크로아티아. 아직 우리나라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유럽인들에게는 평생 한번은 꼭 가고 싶은 곳으로 꼽힌다고 하니, 그 매력이 더욱 궁금해진다.

크로아티아의 진가를 알고 이곳으로의 여행을 계획하는 국내 여행객도 증가하고 있지만, 직항편이 없어 망설이기도 했을 터. 그러나 올해 4월부터 5월까지 총 5회에 걸쳐 대한항공이 자그레브행 직항편을 운항할 예정이라고 하니 크로아티아 여행을 계획했다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크로아티아 여행은 보통 수도 자그레브에서 시작된다. 여기서 차로 약 2시간 30분 소요되는 플리트비체 국립공원과 아름다운 도시 두브로브니크를 중심으로 일정을 세워 보자.

5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수도 역할을 해온 자그레브는 아담하지만 볼거리가 많고, 평화로우면서도 활기가 느껴지는 도시다. 예부터 중부유럽 교통의 요지 역할을 했으며 오래된 문화유산과 자연이 곳곳에 잘 보존되어 있다.

도심 한가운데 사바강이 흐르고 가장 번화한 반 요셉 옐라치치 광장을 중심으로 볼거리가 집중돼 있다. 걸어서도 충분히 둘러볼 수 있는 규모지만 현지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트램을 타고 도시를 훑어보는 경험도 색다르다.

자그레브는 구시가지에 해당하는 올드타운과 상업지구 로워타운, 현대식 건물들이 들어선 신도시로 나뉜다. 중세도시 분위기를 풍기는 올드타운에는 자그레브 대성당과 성 마르크성당 등 유명한 건축물들이 밀집되어 있다. 특히 고딕양식의 대성당은 `성 스테판 성당`이라고도 불리며 두 개의 뾰족한 첨탑이 인상적이다. 대성당 주변에서 열리는 재래시장인 돌락 시장은 현지인과 관광객이 뒤섞여 늘 활기를 띤다. 크로아티아 국기를 연상시키는 타일 지붕 성 마르크성당과 자그레브 중심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로트르슈차크 탑도 꼭 들러보자.

■ 아드리아해의 보석, 두브로브니크

크로아티아 최고 휴양지, 두브로브니크는 바다를 마주 보고 있는 도시가 성벽에 둘러싸인 모습이다. 성벽 덕분인지 옛것이 그대로 보존되어 중세 도시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다. 이제 성벽은 방어의 목적이 아닌 여행자들을 위한 걷기 코스로 인기를 얻고 있다. 마을을 감싸며 약 2㎞ 이어지는데 높이가 25ｍ에 이른다. 아드리아해를 바라보며 성벽 위를 걷는 체험은 독특하면서 흥미롭다. 주황색 지붕이 인상적인 구시가지와 바다가 어우러져 보고 또 봐도 새롭다.

구시가지로 연결되는 석조 다리를 건너 거대한 문을 통과하면 두브로브니크의 구시가지가 모습을 드러낸다. 마치 시간과 공간 이동을 한 듯 다른 분위기의 세상이다. 구시가지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빛바랜 건물과 좁은 골목에서 오랜 시간과 삶의 향기가 묻어난다.

구시가지로 들어서면 중심을 가로지르는 중앙로가 길게 뻗어 있고, 옛 건물을 그대로 이용한 상점과 레스토랑, 카페 등이 자리 잡고 있다. 고풍스러운 유적들도 볼 수 있는데 르네상스와 고딕 양식이 혼합되어 있는 렉터 궁전과 스폰자 궁전, 성 블라이세 성당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에는 미로 같이 얽힌 중앙로 뒤편의 골목 투어를 나서 보자. 여기저기 금이 가고 빛이 바랜 골목 담벼락에서는 기분 좋은 온기가 느껴진다. 그림을 파는 상인들과 거리의 악사들, 따뜻한 햇볕 아래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은 여유롭고 또 정감이 간다.

크로아티아 내 국립공원 중 가장 아름다운 `플리트비체 국립공원`도 빼놓을 수 없다. 때 묻지 않은 풍경 때문에 요정이 산다는 전설까지 전해지며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호수다. 모두 16개 호수가 수많은 폭포로 연결되어 있다. 투명한 호수 표면과 시시각각 달라지는 호수 빛깔, 울창한 숲이 장관을 이룬다. 호수 사이에 나무로 만들어진 산책로에서 신비한 풍경을 감상하자.

△가는 길＝대한항공에서 인천~자그레브 구간 직항 전세기를 운항한다. 약 11시간 30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