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 처음 발을 들여놓은 여행객에게 할롱베이는 너무나 귀에 익숙한 곳이다. 자칫 진부한 여행지가 될 수도 있지만 바다 위에 흩뿌린 듯한 수천 개의 기암괴석을 보는 순간, 그런 우려는 사라진다. 할롱베이는 직접 눈으로 봐야 그 진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이면서도 이국적인 모습을 간직한 천년 고도, 하노이까지 함께 여행한다면 베트남의 매력을 마음껏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 베트남 하노이, 전통 간직한 운치 있는 도시

베트남 수도 하노이는 1009년 처음 수도가 된 이래 `천년 고도`라 불릴 만큼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유서 깊은 사찰과 식민지풍 교회 등 건축물들은 운치 있는 거리 풍경을 만들어낸다.

호안끼엠호를 중심으로 구시가지와 시내가 형성돼 있는데 좁은 골목이 얽혀 있는 구시가지는 하노이 여행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다. 100년이 넘는 긴 세월과 옛 정취가 고스란히 묻어 있다. 골목 사이사이로 여러 상점과 포장마차, 카페가 몰려 있으며 현지인의 생활과 어우러져 활기차다. 베트남 향기가 짙게 밴 거리를 걷다 보면 풍경을 사진으로 담고 싶어진다.

남북으로 길게 생긴 호안끼엠호수는 현지인의 휴식처이자 많은 관광객이 다녀가는 곳이다. 아침 일찍 이곳에서 체조를 하거나 운동하는 현지인을 볼 수 있으며, 호수 주변에는 중저가 숙박시설도 많다.

호수 북쪽에 위치한 전용극장에서 수상인형극을 감상하는 건 어떨까. 사람이 물에서 직접 인형을 조정하는데 고기잡이나 장기, 일상생활을 아주 정교하고 재미있게 표현하고 있다. 다른 곳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베트남 고유 문화인 만큼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하노이 주변으로 조금만 이동하면 전통 공예마을이 여러 곳 조성돼 있다. 100년 이상 역사를 간직하며 수제품을 생산하는 곳도 많은데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해 당일치기로 다녀오기에 좋다. 그중에서도 하노이에서 차로 약 40분 소요되는 밧짱 마을은 도자기 생산지로 유명한 곳. 전통적인 방식으로 도자기를 만드는 모습을 비롯해 화려하고 독특한 도자기 제품을 구경할 수 있다. 비단 생산지역으로 유명한 반폭 마을과 목제품과 칠기제품이 가득한 동끼 마을도 함께 둘러보도록 하자.

◇ 할롱베이, 바다 위 수천 개 기암괴석

하노이를 찾은 여행자 대부분의 여행 일정에는 `할롱베이`가 포함돼 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할롱베이를 빼놓고는 하노이를 여행했다고 할 수 없을 정도. 예약을 하지 않더라도 하노이 현지에는 할롱베이 투어를 운영하는 여행사가 여럿 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할롱베이를 다녀올 수 있다.

하노이에서 동쪽으로 약 170㎞ 떨어진 곳에 위치한 할롱베이는 버스로 약 4시간 소요된다. 바다 위에 수천 개의 크고 작은 섬과 기암괴석이 솟아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긴다.

석회암 대지가 침식작용을 오랫동안 겪으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할롱베이에 도착해 바위가 떠 있는 바다를 바라보면 신비로운 풍경과 규모에 입을 다물지 못한다.

할롱베이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은 크루즈선에 올라타는 것. 배와 식사 수준에 따라 요금이 달라지는데 다양한 투어가 있는 만큼 꼼꼼히 따져보고 선택하자. 보통은 3시간에서 7시간 정도 배를 타고 할롱베이의 절경 일부를 감상하게 되는데 신선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점심도 포함돼 알차다. 선착장에는 셀 수도 없이 많은 배들이 정박돼 있거나 손님들을 태우고 출항해 이곳의 인기를 실감케 한다. 배를 타고 가다 보면 수상가옥들도 볼 수 있는데 수산시장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1박 선상크루즈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배에서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바다 위를 유람하면서 항띠엔궁이라는 석회동굴 투어도 하게 되고, 정지한 배 주변에서 수영과 카약을 즐길 수도 있다. 배를 타고 가면서 각양각색의 돛을 단 크루즈선을 구경하는 것도 흥미롭다. 갑판 선베드에 누워 해가 뜨고 해가 지는 할롱베이의 모습을 감상해보자.

△가는 길＝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베트남항공, 스카이윙스 아시아항공에서 인천~하노이 구간 직항편을 운항. 약 4시간30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