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교토, 나라, 효고, 미에 등이 속한 간사이 지방은 오랜 시간 일본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덕분에 세계문화유산과 수많은 문화재, 국보를 한 눈에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노가쿠, 분라쿠, 가부키, 다도 등 전통 문화 다양성을 엿볼 수 있다. 상상 이상의 다양한 매력이 넘치는 간사이 지방으로 떠나보자.



◆ 활기 가득한 식도락의 천국 오사카

= 간사이 지방의 관문이라 할 수 있는 오사카는 일본 제2의 도시답게 활기찬 에너지가 가득하다. 교통 중심지이자 교토와 나라 등 고도와 인접해 있던 덕에 현대 문화와 전통 문화가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왔다.

오사카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오사카성은 나고야성과 구마모토성에 이어 `일본 3대 성` 중 하나로 꼽힌다. 1583년부터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의해 축성된 오사카성은 수차례에 걸쳐 이어진 전쟁과 공습으로 인해 여러 차례 소실과 재건이 반복됐다. 축성 시 천수각과 망루를 완성하기 위해 6만여 명의 일꾼이 동원되었으며, 1년 반이라는 시간이 소요되었다고 하니 그 호화로움을 짐작할 수 있다.

오사카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 바로 식도락이다. 특히 도톤보리, 신사이바시, 난바를 잇는 시내 중심가에 맛의 거리가 조성되어 있다. 저녁 무렵 도톤보리는 간판들이 뿜어내는 화려한 조명으로 인해 그야말로 불야성을 이룬다. 눈에 띄는 간판을 따라 메뉴를 선택하면 되니 그야말로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 천년 고도, 고즈넉한 풍경을 담아내다

= 헤이안 시대부터 천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일본의 수도였던 교토. 천년 고도답게 고풍스러운 전통미가 물씬 풍긴다. 그렇다고 해서 고리타분한 느낌은 전혀 아니다. 전통 문화에 대한 자부심과 현대적인 세련미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매년 교토를 방문하는 여행객 수가 5000만명을 넘지만, 특유의 고즈넉하고 한적한 정취 덕인지 번잡스러운 느낌은 덜하다.

오랜 세월 일본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기 때문일까. 수많은 신사와 사찰, 상점가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교토는 대중교통이 잘 발달되어 있어 초행길 여행자들도 쉽게 관광 명소들을 찾아볼 수 있다. 오늘날 교토에는 공식적으로 보존되고 있는 사찰만 해도 1200여 개에 달한다.

그 중에서도 여행자들이 특히 선호하는 곳이 바로 금각사다. 1956년 발표된 미시마 유키오의 동명 소설로 더욱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기도 했다. 연못 주위로 조성된 산책길을 따라 다양한 각도에서 금각사를 살펴볼 수 있다. 누각 앞 연못에 비친 금각사의 풍경은 눈으로만 담기에는 아쉬울 정도로 아름답다.

금각사와 함께 자주 거명되는 곳이 은각사다. 비와코 수로를 따라 이어진 철학의 길을 걷다 보면 소박하면서도 은근한 매력을 갖춘 사찰 은각사를 만나게 된다. 무로마치 시대 아시카가 쇼군의 별장으로 건립된 절로, 아담하면서 일본 특유의 미학이 느껴지는 정원이 특히 유명하다.

기온은 교토 분위기를 가장 생생하게 맛볼 수 있는 곳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을 거슬러온 듯 고풍스러운 거리 풍경과 건물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기모노 차림의 게이샤들을 보기 위해 카메라를 들고 대기하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여럿 만나볼 수 있다.

◆ 온천 명소에서 즐기는 휴식과 테라피

= 온천의 나라로 유명한 일본. 각양각색의 매력을 지닌 온천지가 전국적으로 펼쳐져 있지만, 유서 깊은 온천의 명성을 따라잡기란 쉽지 않다. 고베 로코산 자락에 있는 아리마 온천은 도고 온천, 시라하마 온천과 함께 3대 고천으로 꼽히는 전통적인 명소다. 아름다운 자연에 둘러싸여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8세기께 편찬된 `일본서기`에도 등장했던 아리마 온천은 편리한 접근성, 온천의 수질 덕분에 지금까지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 역시 이곳을 즐겨 찾았다고 전해진다.

아리마 온천 단지에는 총 6개의 원천이 있는데, 마그마에서 유래된 초생수가 용천하기 때문에 치료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유명하다. 흙탕물 빛깔의 금천은 알레르기성 피부질환, 만성 습진, 두드러기 등에 효과가 있으며 투명한 빛깔의 은천은 관절염, 만성 통풍, 류머티즘 등에 효과가 있다.

특히 이곳은 온천과 휴양, 관광을 함께 즐길 수 있어 여행의 재미를 더해준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와 그 부인 네네의 동상과 신사가 곳곳에 남아 있다. 뿐만 아니라 낡은 일본풍 가옥이 빼곡하게 들어선 언덕길에 아리마의 특산품을 판매하는 상점이 죽 이어져 있다. 특히 `센베이`는 아리마의 특산품으로 선물로도 좋다. 탄산수에 밀가루와 설탕, 소금을 넣어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