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 이타코 다색골프 3박4일 다녀왔습니다.
4월 말에 다녀왔는데, 일본 치고는 생각보다 날씨가 쌀쌀했어요. 아침저녁으로는 바람도 좀 있고, 가벼운 겉옷은 필수였습니다.

첫날은 저녁 늦게 나리타 도착해서 바로 호텔로 이동했는데, 공항에서 이타코 후지야 호텔까지 차량으로 한 50분 정도 걸리더군요. 거리가 숫자로 보면 그리 멀진 않은데, 골프 치러 온 입장에선 체감상 꽤 먼 느낌이었습니다. 하루를 거의 통으로 날린 기분이 살짝 아쉬웠어요.

그래도 호텔은 조용하고 깔끔했습니다. 일본 특유의 옛 감성 있는 비즈니스 호텔인데, 직원들 응대도 친절했고, 방은 좁지만 있을 건 다 있더군요. 침대도 편했고 욕실 물도 잘 나오고, 조식은 간단하지만 정갈하게 나와서 괜찮았습니다. 무엇보다 조용해서 잠은 푹 잘 잤어요.

2일차는 센트럴CC에서 라운드했습니다. 여긴 전체적으로 트래디셔널한 느낌에 그린이 굉장히 빠르더군요. 퍼팅에 애 좀 먹었습니다. 페어웨이는 넓직해서 드라이버 치는 맛은 있었는데, 러프 관리가 조금 아쉬웠어요. 그래도 경치는 아주 좋고, 봄이라 그런지 꽃도 예쁘게 피어 있어서 힐링되는 느낌이었습니다.

3일차는 센트럴 뉴코스CC. 이름 그대로 약간 모던한 느낌이었고, 페어웨이 관리가 특히 좋았습니다. 전반적으로 탄탄하고 정돈 잘 된 코스였고, 벙커도 잘 정비되어 있어서 공 빠져도 큰 스트레스는 없었어요. 다만 바람이 좀 있어서 클럽 선택에 애매한 순간들이 있었네요. 캐디 없이 셀프 라운드다 보니 거리 측정이 중요한 하루였습니다.

마지막 날인 4일차는 센트럴 아소코스CC였는데, 이곳은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코스 구성 자체가 전략적으로 재미있었고, 특히 파3 홀이 다들 개성이 강했어요. 그린이 까다로워서 스코어는 안 나왔지만, 라운드하는 재미는 최고였습니다. 다만 이날 바람이 유독 심해서 체감온도도 낮고 옷을 두껍게 입고 쳤어요.

전반적으로 셋 다 수준급 골프장이었고, 라운드할 때 스트레스보단 재미가 컸습니다. 한국 골프장에 비해 여유롭고 조용해서 진짜 골프하러 온 느낌이 들더라고요.

전체적으로 만족스럽긴 했는데, 굳이 꼽자면 첫날 이동거리, 그리고 약간 쌀쌀했던 날씨는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골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정도는 충분히 감수할 수 있는 수준이죠. 일본 골프장 특유의 깔끔한 분위기와 정갈한 코스 덕에 제대로 힐링하고 왔습니다.

다음에는 조금 더 따뜻한 시기에, 그리고 가능하면 공항이랑 좀 더 가까운 곳으로 한 번 더 다녀오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