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올해 수능을 치른 만료된 고3입니다. 공백기간에 그토록 가고 싶던 대만여행을 다녀오고 싶어 엄마, 남동생과 함께 급히 여행을 꾸리게 되었습니다. 계획된 출발날짜는 다가오는데 마땅한 패키지 여행이 남지 않은 상태에서 고심했는데, 때마침 문혜진 안내사님의 신속한 준비로 3박 4일의 반자유여행을 갈 수 있었습니다. (반자유여행이란 패키지와 자유여행이 반반 결합된 것을 말합니다.) 친절한 여행 소개는 물론이고 저희의 상황에 맞춰 일정을 자유롭게 변동해주셔서 정말 좋았습니다. 특히 출발 전날에 필요한 서류를 깔끔하게 메일로 보내주신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ㅎㅎ

둘째날을 제외하고는 모두 자유여행이기에 알차게 일정을 짤 수 있으려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참고로 저희는 순전히 즐거움 위주의 가족여행이었기 때문에 자칫 지루하게 여겨질 수 있는 곳은 철저히 배재했습니다.ㅋㅋ 그래서 여행 가시는 분들이 대부분 들리시는 중정기념당이나 박물관 등은 건너뛰고 야시장과 곳곳의 재래시장 및 사찰을 중심으로 다녔습니다. 저희의 루트를 간략히 요약하자면 첫날에는 1시간 반을 기다려서 팀호완의 딤섬을 맛보고 타이베이 역 주변의 상점을 정복했습니다. 밤에는 시간이 남아 닝샤야시장을 다녀왔구요. 셋째날에는 사범대학을 산보하고 도시락을 사먹었으며(여기 학식 정말 맛있어요. 강력추천! 퀄리티는 높은데 가격은 한국의 삼분의 일 수준인, 가성비 최고의 선택입니다), 까르푸를 들러서 밀크티를 잔뜩 사고, 용산사와 옆의 야시장을 돌은 뒤 용캉제를 갔다왔습니다. 넷째날에는 남문시장에서 육포를 구입하고 샹리엔 근처의 건과일 판매거리에 가서 말린 망고를 잔뜩 들고 왔습니다. 이동수단은 주로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했으나 짐이 많을 때는 택시를 타는 것이 훨씬 이득이라는 교훈을 얻었죠.(택시 요금이 한국보다 비교적 저렴합니다. 타이베이 시내 자체가 작기도 하구요.) 

여기까지는 평범합니다. 그런데 제가 강조할 점은 바로 둘째날입니다. 두둥. 둘째날에는 아침에는 날씨가 맑더니 이른 오후부터 갑자기 부슬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밤에는 아예 폭우가 내렸습니다. 대만은 비가 일상인 나라니 이해하지만 그래도 여행에는 방해가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전 만족했습니다. 그건 바로 "이.매.실." 이라는 가이드분 덕분입니다. (이 후기는 전적으로 이 분과 사적 관계가 없는 객관적인 여행자-가이드 관계였슴을 알립니다) 야류지질공원-스펀-징과스-지우펀 순으로 다녀왔는데요. 중간 중간 버스로 이동하는 시간이 많았는데 그때마다 대만의 문화, 역사 관련된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그런데 그게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책의 고리타분한 내용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대만에 장기간 머무르면서 겪은 이야기를 실감나게 풀어 설명해주시기 때문에, 그냥 '썰'을 듣는 것 같으면서도 대만의 문화에 대해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는 신기한 현상이 일어납니다. 관광지에 도착했을 때도 긴 대기줄을 서지 않고도 빨리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방법, 가장 효율적으로 닭고기밥과 천등을 연이어 즐길 수 있는 방법 등 여러 꿀팁을 아낌없이 알려 주십니다. 그러면서도 자신보다 주위를 더 열심히 챙기셔서 나중에는 우산까지 잃어버렸는데, 하필 이후에 (홍등거리 지우펀에서) 폭우가 들이쳐도 그냥 비를 맞으면서 열정적으로 안내를 해주시는 분입니다. 중국어실력은, 뭐 그냥 원어민이라고 보시면 되구요.ㅋㅋ 그날의 일정이 끝날 때쯤 되니 진심으로 아쉬웠습니다.  투어로 사장님! 이매실 가이드님은 절대 절대 절대 놓치셔선 안될 보물입니다. 여기 수혜자가 톡톡히 있으니 꼭 어느 방면으로든 제가 받은 도움이 돌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 모두, 제가 두서없이 쓴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